책소개
▶ "모 나와라! 윷 나와라!" 송아지를 건 흥미진진한 한 판 승부!
쥐불놀이 ·다리밟기 ·줄다리기 ·고싸움 ·돌싸움 ·탈놀이 ·별신굿…… 설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우리가 즐기는 민속놀이가 아주 많지만, 아무래도 가깝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윷놀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윷만 던질 줄 알면 남녀노소 누구나 놀 수 있기에,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겁 없이 덤빌 수 있는 것도 바로 윷놀이다. 그림책 『송아지 내기』의 주인공 동해가 정월대보름 무렵 동네 윷판을 기웃거리다가 영도 할머니와 덜컥 송아지를 걸고 윷놀이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다. 송아지를 얻을 욕심에 무조건 '이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호기를 부린 동해는 결국 내기에 지자 남모를 고민으로 끙끙 앓게 되는데…….
▶ 어쩜 그렇게 우리 마음을 잘 아세요?
이금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OO이에요.
동해가 정말 걱정 많이 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저보단 나은 편이에요. 저 같으면 울고 말걸요?
제가 시험 못 쳐서 울었을 때랑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 독자의 글 중에서
부모님에게 등수가 떨어진 성적표를 보여 드리기 직전, 신나게 놀다가 유리창을 깨뜨렸는데 들키기 직전, 선생님에게 한 거짓말이 탄로 나기 직전……. 마음이 조마조마해 보지 않은 사람이 혹 있을까? 맛있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다가 배탈 난 적, 인기를 얻고 싶은 욕심에 친구들 앞에서 허풍을 떨었다가 들통 난 적……. 욕심을 부리다가 일을 그르쳐 본 사람은 혹 없을까? 기분이 나빠 길가의 돌부리를 괜히 걷어찬 적, 단체로 기합 받은 날 억울해서 씩씩거린 적, 동생만 칭찬받는 게 못마땅해 일부러 트집 잡은 적……. 공연한 강짜를 안 부려 본 사람도 있을까? 또 자신이 바보 같다고 느껴지거나 또는 잘못이나 거짓말이 밝혀질 게 겁나서 죽고 싶단 생각을 안 해 본 사람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식구들의 꿈과 희망이 걸린 송아지를 태어나기도 전에 남의 손에 넘겨 버린 동해의 조마조마한 심정, 무조건 ‘이기면 된다’는 생각에 덜컥 ‘송아지 내기’를 해 버린 동해의 욕심, 송아지를 뺏길 생각에 괜히 영도를 괴롭힌 동해의 억울함, 다른 사람에게 송아지를 뺏긴 걸 다른 식구들이 알까 봐 죽고 싶었던 동해의 애 타는 심정은 어느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애틋한 심정으로 동해를 바라보며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 오만 가지 감정을 세밀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시대의 가장 진솔한 이야기꾼’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동화작가 이금이의 힘이다.